연애의 목적
연애를 그린 우리나라 영화 중에 명작이라는 평을 듣고 봤는데, 진짜 명작인 듯!
유림이 더럽고 질척대는 캐릭터로 나와서 호불호가 갈린다고 들었는데... 사실 영화라 좀 더 극단으로 표현했을 뿐이지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었고, 나름 그런 캐릭터 덕분에 헛웃음나고 코믹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다.
세심한 감정표현이나 배우들의 연기 모두 마음에 들었던 영화다.
연애와 자아존중감
사랑에 있어서 현실과 안정
연애가 뭔지 연애의 목적이 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
웃으면서 보다가도 자주하는 고민이라 현실에 대입해서 감정이입해서 보고...
영화 전반에 걸쳐 유림과 홍의 캐릭터가 대비되는 게 재미있었다.
영화 후반을 제외하고 전반에 걸쳐 홍이는 이전의 다른 사랑으로부터 상처를 받아 불안해하고 잠도 못자는 약하고 작은 존재로 등장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유림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러한 상처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되찾는다. 그 예시로는 불면증을 극복한 것...!
반면 철부지 같았던 유림은 홍이에게 무작정 들이대는데, 솔직함을 빙자하며 무책임한 관계이긴 했던 것 같다.. 본능에 충실한... 그런 유림을 홍이가 후반에 잔인하게 끊어내면서 그로부터 상처를 받고, 성추행교사로 신고당하면서 사랑도 직장도 다 잃고 삶이 망가져서 참 안타까울 정도...
시간이 지나 훗날 홍과 재회하는데 재회 장면에서 유림이 초기의 홍과 정말 비슷한 말을 하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뭔가 유림과 홍이 역전된 것 같긴 하지만 어딘가 둘 사이의 관계가 좀 더 안정적으로 보이면서 영화는 마무리 된다...
결국엔 상처받은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 혹은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진정한 연애의 목적라는 메세지를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건가? 생각되었는데...
후련하면서도 찝찝한 구석이 남아있는 건,,
그런데 그렇다면 상처받기 전의 '유림'이라는 캐릭터는 ? 유림은 초반부엔 철부지에 정말 비겁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6년 연애한 여자친구를 버리고.. 6년이라는 시간도 결코 가볍지 않은 건데 그 상대방인 희정의 이야기는 조명되지 않아 좀 아쉽긴 했다..
홍은 대학생시절 사랑에 데여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교대로 재입학하여 늦은 나이에 교생을 하게 된 것이고, 유림은 홍과 만나면서 성추행 교사로 신고당하고 약혼자도 잃고 학교에서도 쫓겨나는데... 유림이나 홍이나 둘 다 삶이 망가질 정도의 실연의 과정을 거친 후 재회하고, 그 훗날의 재회가 좀 더 깊고 안정적으로 보인다.